Greeting The Year ― Interview

소아 환자를 위해 민간에서 3,000억 원 규모의 기부가 이루어진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고, 전국 단위로 고르게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사업 초기부터 매우 세심한 기획과 실행이 요구되었습니다. 이 사업이 모범적으로 운영되어야 기부자와 환자·보호자, 의료진 모두의 신뢰를 얻고 기부 문화 역시 지속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소아 환자 진료 인프라는 지역별 편차가 크고 전반적으로 열악했으며, 2024년부터 이어진 의정 갈등 역시 사업 추진에 어려움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럼에도 사업단과 전국 의료진, 환자·보호자가 함께 어려움을 극복했고, 기부자의 이해와 신뢰 속에 현재는 안정된 궤도에 진입했다고 평가합니다.
이 사업은 무엇보다도 전국적으로 균형 잡힌 사업으로서 환자와 보호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야 합니다. 동시에 사업이 종료된 이후에도 그 효과가 상당 부분 지속되지 않는다면 그 의미는 크게 퇴색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그동안 문제로 지적되어 온 소아암·희귀질환 진료 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그 체계가 사업 종료 이후에도 유지·발전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관련 인력, 의료기술, 산업적 기반까지 갖춘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동안 암과 희귀질환 전반에서 고르게 의미 있는 성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진단 체계가 크게 발전하면서 전국의 고난도 환자 치료 연구에 대해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고, 진단이 어려워 치료 방향을 찾지 못하던 환자들의 혼란도 크게 줄었습니다. 새로운 진단과 병인 규명을 통해 치료법 개발이 이어졌고, 기존 치료 기술을 소아 환자에 맞게 최적화하는 데에서도 진전이 있었습니다. 일부 성과는 국제적 관심을 받았고, 국가 대형 연구과제로 확장된 사례도 있습니다. 종양보드 운영, 고난도 분자 분석 지원, 희귀질환 진단 범위 확대, CAR-T 치료 도입 등은 진단과 치료 환경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킨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안정궤도 진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업 초기의 여러 제약과 의정 갈등이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지역적으로 균형 잡힌 구조를 갖추며 후반 5년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입니다. 이제는 이 안정성을 바탕으로 사업 종료 이후를 고려한 사업 설계가 본격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봅니다.
환자와 보호자가 직접 참여하는 ‘패널 정책연구’를 시작한 점은 작지만 매우 시의적절한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시도가 향후 소아암·희귀질환 관련 정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져 미래 세대까지 이어지는 기반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는 과거 한국전쟁 직후 미국이 우리나라를 지원할 때 의학, 농학, 공학 분야의 기술 지원에 이어 행정학을 함께 지원했던 것과 유사하다고 봅니다. 기술과 연구 역량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와 행정, 주변 인프라가 함께 구축되지 않으면 성과는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사업의 핵심은 ‘지속발전가능성’입니다. 남은 5년 동안 전문인력의 저변을 넓히고 역량을 체계적으로 배양하며 기술 개발을 이어가는 동시에, 기업이든 국가든 이 성과를 이어받아 대부분의 영역에서 ‘자생적 이어달리기’가 가능하도록 사업을 구상하고 추진해야 합니다. 특히 2028년부터 시작되는 3단계에서는 지속발전가능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업은 그 자체로 매우 큰 의미를 지닌 도전입니다. 사업단구성원들 역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전례 없는 사업을 여기까지 이끌어 오셨다고 생각합니다. 그 노력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평가위원회 역시 객관적인 평가와 조언을 통해 사업의 성공에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전국의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 그리고 기부자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통해 이러한 기부 문화가 사회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로 자리 잡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