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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5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융합관 박희택홀에 국내외 소아암 전문가들이 모였다. ‘2025 STREAM 국제 심포지엄’은 소아 고형암 정밀의료의 현재를 점검하고, 다음 단계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데서 나아가 정밀의료가 실제 진단과 치료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번 심포지엄은 2023년 시작된 STREAM(Strate-gic TREatment And Magic for pediatric cancers) 사업이 2년 차 중간 지점에 도달한 시점에서 열렸다. 전국 단위 환자 등록, 유전체 기반 진단, 치료 전략으로의 연계까지. 정밀의료가 연구 영역을 넘어 임상 현장에 적용되기 시작한 과정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1. ‘2025 STREAM 국제 심포지엄’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융합관 박희택홀에서 열렸다.
2. STREAM 사업을 총괄하는 피지훈 교수가 심포지엄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3. 최은화 사업단장이 환영사를 통해 STREAM의 비전을 밝혔다.


행사는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을 이끌고 있는 최은화 사업단장의 환영사로 시작되었다. 최 사업단장은 환영사에서 “소아 고형암은 여전히 치료가 어려운 분야”라며 “병원이나 지역에 따라 진단의 차이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STREAM 사업은 고(故) 이건희 회장 유가족의 기부에서 출발했다. 2021년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에 전달된 3,000억 원의 기부금은 소아암과 희귀질환의 진단·치료 환경을 확장하는 기반이 됐다. 최 사업단장은 “STREAM을 통해 국내 소아 고형암 정밀의료가 아시아 권역의 협력 거점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는 비전을 밝혔다.
이어진 개회사에서 STREAM 사업을 총괄하는 피지훈 교수(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 소아신경외과)는 “지난 2년동안 전국 단위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축적해 왔다”고 밝히면서 “이번 심포지엄은 그 성과를 정리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STREAM 사업의 주요 성과가 공유됐다. 2025년 11월 기준 STREAM 사업에는 전국 7개 대학병원에서 총 689명의 소아 고형암 환아가 등록됐다. 이는 국내 연간 신규 소아 고형암 환자의 절반 이상을 포괄하는 규모다.
이 중 308명의 환아에 대해서는 병리 분석, 메틸레이션 분석(methylation analysis), 전장유전체분석(WGS, Whole Genome Sequencing), 전사체 분석(RNA sequencing), 약물 반응 평가 데이터를 통합한 분석이 진행됐다. 분석 결과 전체 환자의 82%에서 암세포의 체세포 변이가 확인됐으며 고형암의 10가지 분자적 아형이 새롭게 정의됐다.현장에서는 실제 임상 사례도 소개됐다. 기존 진단이 불명확했던 환아가 통합 분석을 통해 새로운 아형으로 재분류되며 치료 전략이 조정된 사례, 반복 재발 환자에서 표적 가능한 변이가 확인돼 치료 선택지가 확대된 사례 등이 공유됐다. 일부 환아는 생식세포 돌연변이(germline mutation)가 확인돼 가족 상담과 장기 추적 관리로 연계됐다.
피지훈 교수는 “STREAM은 연구 결과를 넘어 환자의 진단과 치료 결정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임상 적용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 두 번째 세션은 김승기 교수와 박성혜 교수의 사회로 시작되었다.
5. Annie Huang 교수는 희귀 뇌종양의 유전체 기반 정밀의료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6. STREAM 심포지엄에 참석한 연구자들은 발표자들의 사례를 함께 공유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7. 2025 STREAM 심포지엄에 참석한 주요 발표자들과 연구자들.

이번 심포지엄에는 해외 주요 기관들도 참여했다. 캐나다 토론토 소아병원(SickKids), 호주의 ZERO 프로그램(ZERO Program), 일본 소아암센터(JCCC, Japan Children’s Cancer Center), 홍콩 어린이병원(HKCH, Hong Kong Children’s Hospital) 소속 연구자들이 각국의 임상 경험을 공유했다.
희귀 소아 뇌종양에서의 정밀의료 적용 사례, 국가 단위 유전체 정밀의료 플랫폼 운영 경험, 최신 임상 진단 사례 등이 발표됐다. 각 발표는 정밀 진단이 실제 치료 선택으로 이어지는 과정과 임상 현장에서의 활용 경험에 초점을 맞췄다. 이처럼 여러 기관이 한자리에 모여 동일한 주제로 정밀의료를 논의했다는 점에서 이번 심포지엄은 STREAM이 국제 협력 기반 위에서 운영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STREAM 사업의 향후 계획이 제시됐다. 사업은 앞으로 망막모세포종(retinoblastoma) 등으로 대상 암종을 확대하고, 암 치료 이후 생존자의 인지 기능과 후유증, 성장 문제를 포함한 장기 관리 체계로 확장될 예정이다. 또한 기존 쇼트 리드(short-read) 유전체 분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롱 리드(long-read) 유전체 분석, 단일세포 분석(single-cell analysis), 공간 전사체 분석(spatial transcriptomics) 등 차세대 기술을 임상 질문과 연계하고 CRISPR (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 기반 기능 유전체 연구(functional genomics)를 통해 신약 후보 물질 발굴로 이어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발표와 토론이 끝난 뒤에도 참석자들은 로비에서 진단 기준, 데이터 통합, 치료 결정의 변화에 대해 자연스럽게 각자의 의견을 나눴다. 이번 심포지엄은 이미 현장에서 진행 중인 변화를 함께 공유하고 확인하는 자리였다.
소아 고형암 정밀의료는 여전히 진행 중인 과정이다. STREAM 국제 심포지엄은 그 과정이 어디까지 와 있으며 어떤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정확한 진단이 치료로 연결되고, 그 치료가 환아의 삶 전반으로 이어지는 만큼 STREAM은 새로운 과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각국의 임상 현장에서 쌓아온 소아 고형암 정밀의료 경험이 2025 STREAM 국제 심포지엄에서 공유됐다.
유전체 기반 진단이 치료 전략으로 이어진 사례를 중심으로 정밀의료가 진료 현장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살펴본다.
한국 | 피지훈 교수 | Seoul National University Children's Hospital
Nationwide Genome-guided Precision Oncology in Pediatric Solid Tumors: Results from the STREAM Program 소아 고형암 정밀의료의 전국 단위 적용 : STREAM 프로그램의 성과
한국에서는 소아 고형암의 진단과 치료가 병원 및 지역별로 분절되어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STREAM 사업이 출범했다. 본 사업은 전국 단위 환자 등록을 기반으로 병리 분석, 메틸레이션 분석, 전장유전체분석(WGS), 전사체 분석(RNA sequencing), 약물 반응 평가를 통합한 정밀의료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총 689명의 환자가 등록됐으며 이 가운데 308명의 환자 데이터를 대상으로 통합 분석이 수행됐다. 분석 결과 전체 환자의 82%에서 체세포 변이가 확인됐고, 기존 분류 체계만으로는 설명이 어려웠던 소아 고형암의 10가지 분자적 아형이 새롭게 정의됐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분자종양보드(MTB)를 통해 임상 의사결정 과정에 반영되어 일부 환자에서 진단 재분류 및 치료 전략 조정으로 이어졌다. 또한 일부 환자에서는 암 소인 증후군이 확인되며 가족 상담과 장기 추적 관리까지 진료 범위가 확장됐다. 피지훈 교수는 “STREAM은 유전체 정보를 임상 진단과 치료 결정에 활용하는 시스템을 갖추며 현재는 희귀암 코호트 확장과 분자 기반 임상 연구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 Annie Huang 교수 | SickKids
Genomics and Precision Medicine Strategies of Rare Brain Tumors 희귀 뇌종양의 유전체 기반 정밀의료 전략
캐나다에서는 희귀 소아 뇌종양 환자에서 기존 병리 진단만으로는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을 충분히 규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병리 진단에 메틸레이션 분석을 결합한 WHO 통합 진단 체계가 도입됐으며, 전장유전체 분석과 표적 유전자 분석을 통해 종양의 분자적 특성을 함께 평가하는 접근이 적용됐다. 그 결과 일부 환자에서 기존 진단명이 변경되며 진단 재분류가 이뤄졌고, 이에 따라 치료 전략 역시 조정되는 사례가 보고됐다. 특히 진단 재분류는 방사선 치료 범위 조정 등 기능 보존을 고려한 치료 접근으로 이어졌다. Annie Huang 교수는 발표에서 “희귀 뇌종양의 특성상 단기 성과보다 장기 추적 데이터 축적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며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진단의 정확성과 치료 선택의 근거가 보다 명확해진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통합 분자 진단 전략은 현재도 희귀 소아 뇌종양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호주 | Paul Ekert 교수 | ZERO Childhood Cancer Program
Bridging Research and Patient Care
: Implementing Genomics-guided Therapy in Pediatric Oncology
연구와 진료를 잇다 : 소아종양에서 유전체 기반 치료의 임상 적용
호주에서는 고위험 및 재발 소아암 환자에서 기존 치료 전략의 한계를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 단위 정밀의료 프로그램인 ZERO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본 프로그램은 소아암 환자의 유전체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분석 결과를 치료 전략으로 연결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전장유전체 분석과 전사체 분석은 치료 설계의 핵심 도구로 활용됐으며 이를 통해 환자별 치료 옵션 도출이 가능해졌다. 특히 재발 환자와 고위험 환자를 주요 대상으로 정밀의료 적용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일부 환자에서는 임상적 반응이 관찰됐다. Paul Ekert 교수는 “연구 분석과 임상 치료가 병행되는 운영 시스템은 유전체 정보가 실제 치료 결정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하면서 “ZERO 프로그램은 현재도 국가 단위 데이터 통합과 임상 적용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 카이 야마사키 교수 | Osaka City General Hospital
Advancing Precision Oncology in Pediatric Cancer Care in Japan : The Pivotal Role of the JCCC 일본 소아암 진료에서의 정밀종양학 발전 : JCCC의 역할
일본에서는 유전체 기반 정밀의료를 임상 현장에 안정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제도적 기반 마련이 병행되어 왔다. 국가 유전체 정밀의료 플랫폼인 C-CAT을 중심으로 소아암 유전체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으며 소아암 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자 패널 검사가 시행되고 있다. 검사 결과는 중앙 진단 시스템을 통해 통합 관리하고, 건강보험 체계 내에서 유전체 검사가 적용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카이 야마사키 교수는 “이를 통해 유전체 진단 결과가 임상 진단 과정에 활용되는 사례가 점차 축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전체 진단 이후 실제 치료로의 연계에는 여전히 제약이 존재한다”는 점도 함께 제시하며 “유전체 정보가 치료 전략으로 이어지기까지의 연계 구조가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소아암 연구 협력체(JCCG)를 기반으로한 다기관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
홍콩 | Dennis Ku 박사 | Hong Kong Children's Hospital
Current Status of Precision Medicine for Pediatric Cancer in Hong Kong 홍콩 소아암 정밀의료의 현재
홍콩에서는 제한된 자원 환경 속에서도 소아암 정밀의료를 임상에 적용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홍콩 어린이병원을 중심으로 유전체 분석 결과를 치료 결정 과정에 반영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분자 진단 결과는 주로 재발 환자와 고위험 환자의 치료 방향 설정에 활용하고 있다. 치료 전략은 다학제 진료(MDT)를 통해 논의하고, 유전체 정보는 치료 선택을 보완하는 근거 자료로 사용한다. 이와 함께 환자 및 가족을 대상으로 한 상담과 장기 치료 관리도 병행하고 있다. Dennis Ku 박사는 “정밀의료 적용 과정에서의 현실적 제약이 존재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상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범위는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