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ient's Voice

CAR-T 치료, 희망의 물꼬를 트다

CAR-T 치료는 연구와 데이터로 설명되는 치료이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가족의 결단으로 시작된다.
신이현 환아의 보호자는 백혈병 진단 이후 이어진 치료 과정에서 여러 선택의 순간을 마주했다.
CAR-T 치료를 받아들이기까지, 그리고 치료 이후의 시간을 보내면서 보호자는 어떤 경험과 고민을 했을까?
글.편집실 사진.박순재

“아무 증상도 없던 아이였습니다”

이현이를 처음 병원에 데려온 것은 꼭 1년 전이었다. 우연히 받은 혈액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보인다는 말을 들었고 정확한 확인을 위해 연세암병원 소아혈액종양과를 찾았다.
“아이에게는 아무런 증상도 없었어요. 잘 먹고, 잘 웃고, 평소와 다를 게 없었거든요.”
그러나 추가 검사에서 백혈병 세포가 확인됐다.
“너무 놀랐지만 아이 앞에서는 무너지지 않으려고 애썼어요. 설명을 들을 때도 울지 않고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했던 기억이 납니다.”
치료는 곧 시작됐다. 항암치료가 이어지는 동안 아이의 몸은 점점 약해졌고 감염 위험은 커졌다. 보호자에게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폐렴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했을 때였다.
“혹시나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그 열흘이 정말 악몽 같았어요.”

“CAR-T 치료, 믿고 가보자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치료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의료진은 치료 반응을 면밀히 평가했다. 미세잔존질환 검사 결과는 기대만큼 좋지 않았고 기존 치료만으로는 재발 위험을 낮추기 어렵다는 설명을 들었다. 그 시점에서 주치의인 안원기 교수는 CAR-T 치료를 하나의 선택지로 제시했다.치료의 원리와 함께 왜 이현이에게 이 치료를 고려하게 되었는지, 기대 효과와 위험 요소를 차분히 설명했다.
“처음에는 솔직히 무서웠어요. 그런데 교수님께서 치료 과정과 부작용 가능성까지 숨김없이 설명해 주셨어요. 그 설명을 듣고 나서야 ‘이 치료를 믿고 가보자’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현이는 CAR-T 세포 주입을 마쳤고 경과를 지켜보는 시간이 이어졌다. 보호자에게 치료는 주입으로 끝나는 과정이 아니었다.
“검사 결과 하나하나가 너무 중요하게 느껴졌어요. 주입이 끝났다고 해서 마음이 놓이진 않았습니다. 특히 첫 추적검사에서 ‘미세잔존질환 0%’라는 결과를 들었을 때 정말 눈물이 났어요. CAR-T 치료가 잘 작용하고 있다는 말이 그렇게 고맙게 들릴 줄은 몰랐습니다.”
긴 병원 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뒤 이현이는 조금씩 일상을 되찾고 있다.
“가족이 함께 밥을 먹고 아이가 웃는 모습을 보는 지금이 가장 큰 선물이에요. 병을 겪고 나서야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됐습니다.”
보호자는 마지막으로 의료진과 연구진에게 마음을 전했다.
“아이의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 주시고 끝까지 함께해 주신 의료진, CAR-T 치료를 가능하게 만든 연구자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저희 가족에게 이 치료는 말 그대로 ‘희망’이었습니다. 애써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Mini Interview

“아이에게 가장 맞는 선택을 고민했습니다” 안원기 연세암병원 소아혈액종양과 교수

이현이는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은 거의 없었지만 검사 결과와 치료 반응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미세잔존질환 검사에서 지속적인 양성 소견이 확인되면서 기존 항암치료만으로는 재발 위험을 낮추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치료 강도를 높이기보다 이현이의 질환 특성과 반응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CAR-T 치료를 하나의 합리적인 선택지로 검토하게 됐습니다.
치료를 설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보호자가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었습니다. 치료의 원리와 예상되는 부작용, 치료 이후의 과정까지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설명했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드리고자 했습니다. CAR-T 치료는 주입으로 끝나는 치료가 아닙니다. 부작용과 치료 효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하죠. 지금은 치료 경과를 면밀히 관찰하며 이현이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함께 지켜보고 있습니다.